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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금속도 피로하다...사람의 건강은?

등록일 2014년06월19일 22시0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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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 자동차 회사에서 일했다. 남달리 열심히, 과장없이 몸바쳤다. 디트로이트에서도 일했으니, 자동차에 대해서 ‘서당개 3 년’ 푼수는 되는 셈이다. 음주운전 이력도 보통은 넘고...이제 술 끊었으니, 그 위험한 운전자 시절의 업을 죽을 때까지 참회하게 된 셈이다.

 

소위, 출세에 가장 큰 장애물은 건강 쪽이었다. 나이 40 되기 전에 혈압, 고지혈증, 당뇨, 통풍 등 5대 성인병 모두 위험수치였던 것이다. 최근 어느 분이 말했다. “그 회사 계속 댕겼으면, 원하는 자리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죽었거나, 신체를 쓸 수 없는 상태에 처했을 것이다. 잊어라. 지나간 버스...” “맞다. 맞다. 맞다.”

 

그 시절 어느 엔지니어의 글 한편이 기억 난다. ‘금속 피로’에 관한 논문이었다. 금속 피로라....
금속도 피로하다는 것이다. 하물며, 인간의 몸은 어떨까.

 

자본주의 사회는 인간을 기계보다 더 심하게 다룬다. 꿈속에서도 회사 일을 하거나 상사 눈치를 본다. 노예다. 정장은 노예의 유니폼이다. 예의바른 화법은 노예의 언어다. 겸손은 노예의 처세다.

 

이렇게 살다가는 솔직히 언제 갈 지 모른다는 불안을 떨칠 수 없다. 잘 나가는 친구들이 위태로와 보인다. 주지육림(酒池肉林)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자신을 회상하면 언제나 부끄럽다. 후회 막심하다. 다행스럽기도 하고....

 

아, 돌이킬 수 없는 젊음! 이른 바 회춘(回春)은 망상일 뿐이다. 태어나서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하다가 자타가 그만큼 살았으면 됐다, 고 여길 때가 오면 곡기를 끊어서라도 이승과 하직하고 싶다만 그것도 어려운 처지인 것이다.

 

젊음을 되찾고, 그 에너지로 필생의 목표에 매달려 몰두할 수 있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자신의 신체를 함부로 오남용했던 과거를 특별한 자세로 반성해야 한다. 그 오남용이 신체에만 국한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오늘부로 금연 금주 실천한 지 만 29개월이다. 그간 몇 차례 고백한대로, 꿈속에서 술담배를 서너 차례 한 적이 있다. 꿈속에서 자신이 얼마나 혐오스러웠는지 모른다. 꿈이었음을 알고 나서 얼마나 안도했는지 모른다. 희비가 큰 진폭으로 교차했던 그 날들 잊지 못한다.

 

단식한지는 만 15개월이 된다. 그 사이에 너무나 많은 변화가 있어서 일일이 기록하는 것이 쉽지 않다. 대표적으로 몸무게가 많이 변했다. 22세에 논산훈련소에서 55kg였다. 그 후 직장생활 그만 둘 무렵, 82kg였다. 나이 마흔 직전이었다. 그 숫자는 과장 없이 존재의 최대위기를 말하는 눈금이었다. 주치의도 지뢰밭이라며 잔뜩 겁을 먹였지만, 겁 먹지 않은 채 10여년을 더 이전처럼 살았다.

 

그리고 어느 날, 금연 금주를 단행했다. 금연 금주 이후 6개월도 채 되기 전에, 몸에 치유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1년여 지난 후에 단식을 제안 받고 망설임 없이 도전하게 된 것이다. 그 효과에 대해서는 ‘기적’이라는 과장된 표현 말고는 할 말이 없다.

 

15년 가까이 먹던 고혈압, 통풍, 고지혈증 약을 다 끊고서도 약 먹을 때, 말하자면 두 달에 한번씩 주치의와 만나서 상담받을 때와 비교할 수 없이 개선되었다. 결정적으로 ,단식 후 6개월 만에 해본 정밀검진 결과, 74항목 중 71항목이 완벽하게 정상으로 나왔으니, 이를 ‘기적’이라고 말해야지 달리 무엇이라 하겠는가.

 

단식에 대해서 오해 또는 몰이해가 일반화되어 있어 먼저 해본 사람으로서 어드바이스를 할 필요를 요즘 많이 느낀다. 특히 여성들이 단식을 단순하게 다이어트로 여긴다. 이는 바로잡혀야 한다. 단식은 몸, 특히 우리의 오장육부에게 휴식을 주는 것이다. 그 휴식 기간 동안에 상상을 초월하는 기적적인 자기치유 현상이 벌어진다. 그 중 체중의 변화는 누구나 겪는 일이다. 내 경우, 74kg-76kg를 왔다갔다 하던 눈금이 지금은 59kg를 가리킨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놀라운 사건이다. 하지만, 단식하면 신체가 스스로 알아서 전반적으로 균형을 이루어가기 때문에 이는 당연하고 단순한 변화라 할 수 있다.

 

금속도 피로하다지 않는가. 인간의 몸은 더 말할 게 없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 노예제 시절의 그 선조들 보다 더 심한 노예--영혼의 노예노릇도 감당해야 하는--의 직업윤리를 요구받는다. 이는 현대 사회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99% 약자들이 각각 지혜롭게 자신의 몸에게 휴식을 주는 것 말고는 그 구슬픈 신분의 변동가능성은 없다.

 

연봉 젤 높은 S그룹전문경영인 CEO들도 노예다. 최근 모 총리 지명인이 지옥을 가더라도 쟁취하고야 말겠다는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의 그 자리도 노예의 자리다. 우리같은 필부들은 말할 나위 없지 않은가. 이 별 볼 일 없는 사내는 단식하고 나서 몸뚱아리 말고도 이것저것 많이 변했다. 가장 먼저, 음식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농부들의 피땀으로 얻은 곡식과 푸성귀들, 어부들이 목숨 걸고 올린 생선들을 어찌 이전처럼 감사하는 마음 없이 대하겠는가.

 

먹을 게 없어서 굶는 사람들에 대해서 관념적인 연민은 옳지 않음을 깨달았다. 매월 5천원이든 만원이든 누군가에게, 또는 어느 기관엔가에 송금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실천한다. 큰 돈 번 후에 크게 기부하겠다는 생각은 이제 접었다. 그건 몽상이 아니라, 외면이다. 새끼들에게도 그렇게 말했다. 양심도 자격도 없는 장관 후보자들이나 그보다 더 높은 권력자들을 측은해할지언정 부러워 할 일은 아니다. 그들이 쫒는 것은 죽음이고 죽임이지 삶과 살림이 아니다. 그들은 대가리를 돌로 찍어서 피흘리게 하지 않더라도 끝내 자멸한다.

 

지난 몇 년 동안 나라를 경영하는 일당들에게 너무나 화가 많이 나서 욕도 참 많이 했다. 실은 대다수의 벗들과 마찬가지로, 분노가 극에 달하여, 이 나이에 자기 통제력을 잃고 지냈다. 돌이켜 보니, 심각한 자해였다. 오늘부터 살의가 담긴 욕과 저주를 그만 둘 생각이다.

 

늘 하던대로, 오늘도 단식을 권한다. 단식은 에너지를 외부에서 취하지 않고 몸과 마음을 일정기간 동안 별 문제없이 유지시킨다. 고속도로에서 자동차 연료가 바닥났을 때, 머나먼 주유소까지 가지 않으면 안된다. 바닥에 남아있는 한 방울의 기름마저도 닥닥 긁어서 뛰어야 한다. 매일 두세 차례 고정적으로 투입하던 음식(에너지)을 중단하면, 몸뚱아리 내부에 두루 퍼져 있고, 숨어 있고, 틀어박혀 있는 불필요한 조직들, 예를 들면, 과잉지방, 질병조직, 각종 악성세포들을 태우게 된다. 단식하고 나서 몸 좋아졌다는 다양한 증언들은 바로 그 연소효과가 놀랍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식은 칼을 대지 않는 수술이라고 한다.

 

사는 게 뜻대로 되지 않고, 난마처럼 복잡하고, 골치 아픈 일들이 눈앞에 높이 쌓여 있다면, 회사에서 아무리 좋은 평가를 받고 장래가 보장되어 있더라도 당신은 곧 병원 신세를 져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은 위태롭다. 어서 긴급휴가를 내어 서울을 떠나라. 여행 일정 내내 자신의 미련한 과거를 반성해야 한다. 일을 반으로 줄이든, 술담배 끊든, 헬스클럽 회원권을 끊든, 단식을 하든, 그 모두를 다 하든, 바보짓 당장 그만 두라.

 

‘금속피로’
금속도 피로하다.

 

글/ 오세훈(웰니스투데이 편집위원) 

오세훈 편집위원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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