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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현혹하는 '국제' 명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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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2.26  0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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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발달하여 세계의 변화무쌍한 변화를 시시각각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IT강국이라 자부하는 우리 나라에서는 세계 어느 곳보다 인터넷 접근이 용이하고, 바깥 세계와의 정보 교환에서 누구보다 유리한 여건에 있다.

하지만 우리 나라의 세계화는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치열한 삶의 경쟁이 좁은 우물 안에서만 펼쳐지고 있다. 우리의 평균 학력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다. 하지만 사회적 실용성 측면에서는 문제가 심각하다. 우리 나라 대졸 여성의 취업률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그만큼 학력 인플레가 심각하다.

대졸자의 증가로 인해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제조와 서비스 분야의 생산자들은 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느라 고충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그러느라 여러 군데서 엇박자 소리들이 들려 온다.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이제는 '국제적'이라는 명칭을 쓰지 않으면 명함을 내놓기도 부끄러운 실정이다. 국내에서 열리는 박람회는 많은 경우에 '국제'라는 호칭을 달고 있다. 세미나, 심포지엄, 컨퍼런스 등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마디로, 폼(?)을 잡아야 소비자를 현혹할 수 있기 때문이다. 1백 명이 모이는 곳에 이웃 중국의 기업 혹은 참가자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거리낌 없이 '국제'가 된다.

교육 서비스 분야에서도 '국제'병이 심각하다. 사설 교육기관에 더해 대학까지 중병에 걸렸다. 상술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 물론 이러한 곳에 손쉽게 편승하여 신분을 포장하려는 소비자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구한말이나 해방 직후 이른바 신(新)문물을 앞세워 한 몫 챙기던 전통이 지금도 자랑스럽게 계승되어 오고 있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파는 것이 무엇이고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는 애당초 관심이 없다. 그것에 대해 잘 알지도, 잘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냥 장사만 하면 그만이다.

유교문화가 지배하고 신분질서가 존재하던 이씨 조선 시대에는 폼생폼사가 대세였다. 일부 깨인 사람들이 실사구시를 외쳐댔고, 결국 시대의 흐름은 달라졌다. 어느덧 실용주의가 새로운 지배 이념으로 자리를 잡아 왔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정착하고 소비자와 공급자들의 게임 논리가 더욱 영악해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구습의 유령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기회주의자들에게 유효한 장사 수단으로 남아 있다.

오늘날 시장 원리가 작동하는 시대에 누군가 '국제'라는 명칭을 달아서 박람회 장사를 하거나, 대학들이 학생들을 모집한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이름에 걸맞게, 명실상부하면 그만이고, 실제로 그렇다면 얼마나 축복할 일일까.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한 것이 문제다. 소비자를 현혹하는 가짜들이 너무나 많다.

소비자들이 더욱 많은 깨달음을 가져야 할 것 같다. '국제'라는 타이틀은 단순한 형용사일 뿐이다. 많은 경우에 그것은 진실하지 못한 사례들에, 신생 서비스 산업인 경우들에 너무나 허다하게 남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한 번 쯤 짚어야 할 것 같다.

악화는 곧잘 양화를 구축한다. 진정성 있는 '국제' 서비스들마저 교묘한 장사꾼들의 현란한 구호들로 인해 소비자집단과 건전한 소통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사례들이 많은 현실이 안타깝다. 

건강, 웰니스, 스파, 뷰티 등의 산업 분야에서 유독 '국제' 명칭이 많이 쓰이는 것 같다. 정말 명실상부한 국제적 수준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의 대세가 되는 날이 오기를 학수고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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